PHEV라고 과연 ‘노잼’일까? 메르세데스 벤츠 GLC & 볼보 XC90 #3

PHEV라고 과연 '노잼'일까? 메르세데스 벤츠 GLC & 볼보 XC90 #3 VOLVO XC90 T8 영국의 고급 호텔마다 늘어선 롤스로이스는 귀족적인 분위기를 완성한다

여기엔 랜드로버 레인지로버도 어울렸다 XC90의 4인승 최고급 모델인 엑설런스는 자연스럽게 이 대열에 합류한다 SUV 타입 리무진은 고급스러움과 더불어 대(對)테러 기능도 갖춘 것 같은 터프함을 안겨준다 GLC보다 한 급 위인 XC90는 유행을 타지 않는 듬직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XC40에 비하면 심심한 모양이지만 그만큼 점잖아 보인다

벤틀리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로빈 페이지를 데려와 만든 실내는 고급차가 되기로 작정했다 나파 가죽과 우드그레인, 크롬으로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의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시승차인 엑설런스 모델은 250년 전통의 크리스털 회사 오레포스가 제작한 크리스털 기어레버와 뒷자리 와인글라스로 스웨덴 럭셔리의 끝판을 보여준다 화물칸과 격리된 벽은 실용성을 포기하고 만들어낸 우아함의 절정이다 20리터 4기통 엔진은 슈퍼차저와 터보차저를 모두 달아 최고출력 318마력을 낸다

낮은 회전영역에서는 슈퍼차저가 강제로 공기를 불어넣고, 고속에서는 터보차저가 돌아간다 여기에 87마력의 전기모터가 더해져 시스템 출력이 405마력, 최대토크가 653kg·m다 2355킬로그램의 차를 56초 만에 시속 100킬로미터로 밀어대는 힘이다

볼보의 모든 차가 4기통 엔진 하나로 통일한 것은 연간 30만대를 생산하는 작은 회사의 생존에 필요했기 때문이다(생산량이 두 배 이상 늘어난 최근 볼보는 3기통 엔진을 추가했다) 작은 엔진을 얹으면 앞 오버행을 짧게 하고, 엔진을 대시보드에서 멀리 달 수 있다 작은 엔진 덕에 앞부분이 가벼워 만족할 만한 핸들링을 얻을 수도 있다 엔진은 앞바퀴를 굴리고 뒷바퀴는 전기모터가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프로펠러 샤프트가 없어 그 사이에 배터리를 채운 XC90 T8은 무게중심이 낮고 앞뒤 밸런스가 좋다

드라이브 모드는 AWD, 퓨어, 하이브리드, 파워, 오프로드, 인디비주얼 등이 있는데 모드에 따라 세팅이 바뀌고 차의 높이도 달라진다 GLC와 달리 충전모드가 없어 고민거리가 하나 줄었다 주행모드마다 모든 조절이 자동으로 이뤄져 난 그저 맘 편히 운전만 하면 된다 힘이 여유로운 차는 가볍고 순발력이 좋으며 나긋나긋하다 정체되는 도로에서 재빠른 동작이 가능한 운동성능이다

에어 서스펜션으로 두루뭉술해진 느낌마저 감미롭다 달리는 중에도 충전은 빠르게 된다 배터리가 차오르면 기어레버를 B로 옮겨 전기로만 달린다 우리나라에서는 전기모드로 24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다고 인증이 났지만 외국 시승기에는 40킬로미터 이상 달린다고 쓰여 있다 흠, 인증기관의 PHEV를 바라보는 시선이 좀 더 너그러웠으면 한다

PHEV는 널리 알려 많은 사람이 타도록 장려해야 할 차다 재미있게 탈 수 있는 친환경차다 글_박규철(편집위원)